PD수첩 1443회 349억 원 연구비와 교수님

4개년에 걸쳐 349억 원이 투입된 국가 R&D 과제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과제명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비대면 정서장애 예방 및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로, 막대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미미한 성과로 연구비 사용의 적정성에 의문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과제의 총괄 책임자인 H 대학교 김형숙 교수가 있었다. H 대학교 공과대학 교수이자 센터장인 김 교수는 연구 성과 부족뿐 아니라, 2020년도 H 대학교 특별 채용 당시 면접에서 아직 공고가 나지 않은 대규모 R&D 과제의 수주가 확실하다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MBC 은 349억 원의 행방과 김형숙 교수의 배경에 얽힌 논란을 집중적으로 추적한다.
▶ 349억 원이 투입된 국가 R&D 과제, 국정감사에서 날선 비판받은 이유는?
2021년, H대학교 김형숙 교수는 289억 원이라는 막대한 연구비를 수주하며 주목을 받았다. 연구의 목표는 우울증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해당 연구의 예산은 2023년 이후 60억 원이 추가로 증액되어 총 349억 원이 투입 되었지만, 지난 10월 25일 국정감사에서는 해당 연구 과제의 발주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60억 예산 증액시켰는데 성과가 ··· 장관님, 사기당하셨어요.”
- 이해민,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
“흔히들 인터넷에서 무료로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수준의 것들이잖아요.”
- 김태경, 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
해당 연구 과제의 성과물 중 하나인 군인을 대상으로 한 ‘군인 마음 건강 서비스’는 2024년 10월 21일 기준 가입자 수가 약 7,614명. 이는 2023년 기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약 총 54만 6천 명 중 1.4%에 불과하다. 과연 연구 성과가 예산 규모에 걸맞은지 그 실태를 확인해보기로했다.
▶ 거액의 연구비로 얻은 공대 교수 타이틀?
김형숙 교수는 무용 전공자로 시작해 현재 H대학교 공과대학 교수이자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이다. 그러나 김 교수가 2020년 H대학교 특별 채용 전 여러 학과를 찾아다니며 ‘막대한 연구비 조달 능력’과 ‘넓은 인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H학교의 교수들은 당시 김형숙 교수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았으며, 채용을 도와주면 ‘연구를 위한 센터를 지어주겠다’는 등의 제안도 받았다고 고백했다. 또한 면접 당시 아직 공고가 올라오지 않은 대규모 R&D 과제의 수주가 확실하다고 공언했는데, 그를 둘러싼 논란들을 파헤쳐 보기로한다.
▶ 한국의 연구자들에게 349억 원이란?
김형숙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했던 교수 및 관계자들에게 김형숙 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은 김 교수의 연구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연 349억 원의 연구비는 연구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제대로 쓰였을까?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구 현장을 찾아가 봤다. 정부는 예산을 회복했다고 주장했지만, 한 번 타격을 입은 연구들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 여건이 악화되자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떠난 연구원도 있었다.
“나는 지금 내년에 5천만 원이 없어서 내 실험실을 접어야 되는데
어떤 사람들은 굉장히 쉽게 큰돈을 운영하고···”
- 오경수,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
정직하게 연구하는 것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정부의 R&D 예산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MBC PD수첩 1443회 <349억 원 연구비와 교수님> 편은 12월 3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영된다.
출처 : PD수첩